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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호르몬(Exerkine): 운동 효과를 전달하는 분자 신호들

새해가 되면 건강하게 한해를 보내기 위해 담배나 술은 끊고 운동을 정기적으로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곤 하죠. 항상 몇 일 몇 주가 지나면 무너지기 일쑤지만 그래도 그 동안이나마 유지한다는게 어디냐 하면서 스스로를 달래곤 했던 기억이 납니다. 운동이 몸에 좋다는 말은 식물성 식단이 몸에 좋다는 것만큼 대중들 사이에 확실한 믿음을 받는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봐도 그렇고 십수년을 운동하고 있는 입장에서 운동의 순기능은 무리하게만 하지 않는다면 확실한 것 같습니다.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고르는 것도 인생을 즐겁게 사는 필요조건 중에 하나라고 하죠. 될 수 있으면 여러 운동을 시도해보고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골라 프로는 아니더라도 즐길 수 있을 정도까지 노력하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하다 보면 푹 빠지는게 운동이라 자제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죠. 하지만 너무 무리하면 몸을 상하게 되고 시간상으로도 본업에 지장을 줄 수 있으니 절제해야 되겠습니다. 

운동을 많이 한 사람들은 근육이 늘고 어렵던 동작이나 자세가 저절로 자리잡아가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몸이 기억한다는 말이 있듯이 여러 번 같은 운동을 반복하다 보면 익숙해 지는 건 아마도 시냅스가 강화되는 기억과 관계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근육을 많이 쓰면 왜 근육량이 늘어날까요? 반대로 근육을 쓰지 않으면 그 근육은 위축되고 나중에는 볼품 없어지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해답은 이미 오래전에 근육이 수축할 때 나오는 IGF-1이 근육을 발달시키는 자가작용(autocrine)에 의한다는 사실이 밝혀져 있죠.  IGF-1이 아래에 소개된 일종의 운동호르몬{exerkine: 운동(exercise)와 세포간 신호전달분자(cytokine)의 합성어}이자 근육호르몬(myokine)인 것이죠. 그런데 운동이 주는 혜택은 단순히 근육이 자라는 것 외에도 너무 많습니다. 이런 효과들을 매개하는 분자들을 찾는 것은 운동을 못하게 된 사람들에겐 근육량을 유지하는 등 큰 도움이 될 것이란 생각도 들긴 합니다. 하지만 직접 몸을 움직이는 운동이 주는 다양한 효과, 즉 운동에 따른 친구들과의 유대감이나 스트레스해소 등의 효과까지 다 얻을 수 있을까요? 아래 기사는 운동에 의해 체내에 증가하는 호르몬이나 화합물들을 통칭한 exerkine이라는 분야에 대해 소개한 글 입니다. 관련 참고문헌들을 보면 운동, 스포츠분야에서 어떻게 생물학적 접근이 이루어 지는지 알 수 있습니다. 

어떻게 운동은 건강에 유익한 혜택을 줄까? 소위 운동 호르몬(exerkine)이라고 불리우는 분자들이 운동 효과를 조절하고 치료효과를 보이며 운동의 혜택을 재현한다.

캐나다 온타리오의 2009년 3월, 겨울을 녹이는 봄의 상쾌한 오후, Mark Tarnopolsky와 그의 McMaster University 팀 동료들은 테이블에 둘러 앉아 lab meeting을 하고 있었다. 주제는 그들의 연구 주제인 운동생리학에 관한 것이었다.

“저는 운동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체육인이니까요.” 스키, 레이싱, 스키 3종 경기 등에서 국제경기에 참여했던 Tarnopolsky의 말이다. 저는 언제나 운동이 미치는 좋은 영향에 대해 관심이 있었지요.

그 Lab meeting 에서 Tarnopolsky와 그의 팀은 여러 조직에서 분비되는 분자들에 대해 토의했다. 근육에서 나오는 myokine, 지방조직에서 나오는 adipokine 등이 운동의 효과를 부분적으로 매개해줄 가능성이 있는 분자들이라고 Tarnopolsky는 생각했다.

“사실 우리는 그들이 어디에서 나왔는지 잘 모릅니다. 어떤 때는 근육이고, 어떤 경우에는 간, 어떤 경우에는 지방이죠.” 라고 Tarnopolsky는 회상했다. “운동에 의해 만들어지고 운동의 혜택을 전신에 전달하는 물질들, 즉 단백질, 대사체, microRNA 등을 통칭해서 ‘Exertkine’’부르면 어떨까 라고 생각했습니다..”

오늘날 연구자들은 exerkine은 운동했을 때 분비되는 다양한 종류의 신호전달물질들-여기에는 펩타이드와 단백질, 대사체, 호르몬, 지질, 그리고 핵산 등이 포함된다-로 인식하고 있다(1). 이런 화합물들은 표적세포에 작용하여 운동의 영향을 전신에 걸쳐 전달한다.

Tarnopolsky와 다른 전문가들은 exerkine의 변화를 밝히는 것이 운동의 효과, 예컨데 질병을 예방하거나 지연시키고 치료효과를 높이는 운동의 생리학적 효과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한다(2). 실제로 전임상 모델들과 몇몇 지원자들을 통한 연구에서 Tarnopolsky와 동료들은 exerkine이 노화를 늦추고 당뇨나 비만 같은 대사질환을 조절하며 심혈관계질환을 예방하고 인지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을 보여주었다.

비록 2009년에 exerkine이라는 단어가 만들지고 2016년에야 논문이 나왔지만, 사람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순환하는 호르몬과 같은 물질이 운동의 혜택을 적어도 일부라도 전해준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3).

“처음 exerkine으로 알려진 것은 젖산이었습니다.” University of Minnesota에서 운동의 영향을 연구하는 내분비학자인 Lisa Chow가 말했다.

Exerkine분비 기관으로서의 골격근

이미 백여년 전에 과학자들은 포유류, 새, 그리고 양서류에서도 피곤해진 근육에서 젖산이 나온다는 것을 발견했다(4,5). 비록 처음에는 노폐물 정도로 인식되었으나, 연구자들은 운동에 의해 분비된 젖산이 전신에 혜택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6).

근육은 운동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기에 과학자들은 근육에서 나오는 호르몬(myokine)이 운동에 따른 변화의 중심일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이와 관련하여 2000년에 과학자들은 운동을 한 지원자들의 혈장 속에 인터루킨-6(IL-6)의 농도가 증가하며 이는 근육에서 분비된다는 것을 발견하였다(7). 즉, 최초의 myokine으로 등록한 것이다. “그 이후로 exerkine에 대한 폭발적인 연구가 이루어졌죠.” Chow의 주장이다.

이 분야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운동의 영향을 주관하는 분자를 찾고자 하였다. 이들은 exerkine을 분비하는 기관과 표적 기관을 알아보기 위해 생쥐 모델이나 몇몇 자원자들에 대한 정보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이런 방법을 이용해 몇몇 연구진들이 독립적으로 운동이 조장하는 분자적 세포학적 변화들을 보여주었다.-조직내 칼슘농도변화, pH의 변화, 저산소증 등을 말한다(2). 이들은 연속된 일련의 사건들을 일으키고 결과적으로 exerkine의 분비를 유도하여 특정 표적세포들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Exerkine은 분비된 지역이나 먼 거리의 세포에 영향을 미친다.

어떤 exerkine은 분비된 조직내에서 자가작용(autocrine)으로 작용한다. 예를 들면, 연구자들이 생쥐모델을 이용해 IL-6와 apelin과 같은 myokine을 발견했을 때, 이들이 대사를 촉진하고 미토콘드리아의 생성을 촉진하고 줄기세포에 작용하여 근육의 기능을 증진시킨다는 것을 알아냈다(8,9).

IL-6가 myokine임이 알려지자 이들은 곧 이를 사람에게 주사하여 어떤 활성을 보이는지 보았다. 이들의 연구에서 근접작용(paracrine)의 영향을 발견하였다. Taropolsky와 동료들은 정적인 생활을 하는 사람들에 비해 운동하는 사람들이 피부가 좋다는 것을 관찰하였다(10). 어떤 기전이 관여하는지 조사하기위해 그들은 지원자들로부터 생체 샘플을 얻었다. “펀치를 이용해 피부 생체 샘플을 얻을 때, 운동선수의 경우 마치 사과처럼 오드득한 단단한 느낌이 들었죠, 반면 정적인 사람들은 생체 체취용 바늘이 틀어지고 돌아가는 느낌이 들었어요 왜냐하면 진피층이 온전하지 않았기 떄문이죠.”

운동선수들의 피부 건강에 대해 분자적 기전을 알아보기 위해, 그들 연구진은 각 그룹에서 혈액을 뽑아 분석했다. 그리고 그들이 발견한 것은 운동이 근육으로부터 IL-15의 분비를 촉진한다는 것이다(11). 이 exerkine을 피부 섬유아세포에 처리하면 미토콘드리아의 생성이 늘어나고 결국 조직의 건강을 향상시킨다는 것이다(12).

피부만이 exerkine이 작용하는 먼 거리 표적 기관이 아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irisin과 같은 exerkine은 신경계에 작용하여 인지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 뼈, 그리고 지방 또한 exerkine을 분비한다.

이 분야가 발전하면서 사람과 생쥐모델, 그리고 배양세포의 연구를 통해 이들 분자들에 대한 중요한 사실이 밝혀졌다: 근육 외의 다른 기관에서도 exerkine이 분비된다는 것이다.

독립적인 연구들을 통해 간, 지방조직, 뼈, 그리고 뇌가 운동에 반응하여 분자들을 분비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들 exerkine들에 대해 좀더 깊이 연구한 결과 이들은 간, 장(gut), 심장, 그리고 신경계, 내분비계, 면역계와 같은 기관계들에 작용한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이 발견은 다양한 기관들이 exerkine을 생성하고 또한 반응한다는 것을 말하며 이는 운동의 아주 다양한 반응에 기여한다는 것을 말한다. Exerkine은 기관계간의 복잡한 상호관계에 의해 중개되며 이는 궁극적으로 전신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Exerkine과 의료, 건강

Exerkine을 이해하는 것은 운동이 갖는 건강증진효과를 밝히는데 기여할 것이다(13). 이에 더해, Chow는 exerkine의 변화양상을 통해 사람들의 개별화된 운동 효과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녀는 “우리는 사람에 따라 운동에 다르게 반응한다는 걸 알고 있지요.”라고 말했다. 어떤 운동이 특정한 사람에게 효과가 있었더라도 다른 사람에겐 효과가 없을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이 운동에 혜택을 받을지 알게 되면 의사들이 이에 따라 훈련 계획을 짤 수 있고 특정 운동을 훈련하는 것에 대한 효과를 예측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연구자들이 exerkine을 밝히고 그들의 생물학적 활성을 알게되면 사람들은 이런 분자들이 운동의 혜택을 재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을 갖게될 것이다. 하지만 Tarnopolsky는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약물학적 치료와는 반대로 운동의 효과는 특정 표적을 갖지 않는다. 따라서 특정 물질을 찾아낸다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는 것이다. 그는 말하길 “운동을 흉내네려면, 어느 한 분자 가지고는 안될 것입니다. IL-15도 아니고 IL-6도 아니고 apelin이나 irisin도 아니고 이런 것들이 모두 합쳐진 것이 운동의 효과라고 할 수 있겠죠.”

비록 이런 생각이 병에 걸리고 운동에 제한이 걸린 사람들에겐 필요하겠지만, Tarnopolsky의 생각엔 ‘약품에 담긴 운동’은 그저 믿음일 뿐이라고 본다. 자연은 운동이 제공하는 여러 생물학적 장점에 이를 선택하였고 이런 효과를 한 분자에 담는 것은 수백만년 동안에 이루어진 진화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걸 부정하긴 어려울 겁니다.”라고 말했다.

<이 글은 아래의 기사를 번역한 것입니다.>

Sneha Khedkar, 2025, Exerkines: Molecular messengers that mediate exercise effects. The Scientist Jan 3, 2025

<원문 REFERENCES>

1. Chow LS, et al. Exerkines in health, resilience and disease. Nat Rev Endocrinol. 2022;18(5):273-289.

2. Walzik D, et al. Molecular insights of exercise therapy in disease prevention and treatment. Signal Transduct Target Ther. 2024;9(1):138.

3. Safdar A, et al. The potential of endurance exercise-derived exosomes to treat metabolic diseases. Nat Rev Endocrinol. 2016;12(9):504-517.

4. Kompanje EJO, et al. The first demonstration of lactic acid in human blood in shock by Johann Joseph Scherer (1814–1869) in January 1843. Intensive Care Med. 2007;33(11):1967-1971.

5. Fletcher WM, Hopkins FG. Lactic acid in amphibian muscle. J Physiol. 1907;35(4):247-309.

6. Li VL, et al. An exercise-inducible metabolite that suppresses feeding and obesity. Nature. 2022;606(7915):785-790.

7. Steensberg A, et al. Production of interleukin-6 in contracting human skeletal muscles can account for the exercise-induced increase in plasma interleukin-6. J Physiol. 2000;529(1):237-242.

8. Knudsen JG, et al. Skeletal muscle IL-6 regulates muscle substrate utilization and adipose tissue metabolism during recovery from an acute bout of exercise. PLoS ONE. 2017;12(12):e0189301.

9. Vinel C, et al. The exerkine apelin reverses age-associated sarcopenia. Nat Med. 2018;24(9):1360-1371.

10. van Hall G, et al. Interleukin-6 stimulates lipolysis and fat oxidation in humans. J Clin Endocrinol Metab. 2003;88(7):3005-3010.

11. Crane JD, et al. Exercise-stimulated interleukin-15 is controlled by AMPK and regulates skin metabolism and aging. Aging Cell. 2015;14(4):625-634.

12. Islam MR, et al. Exercise hormone irisin is a critical regulator of cognitive function. Nat Metab. 2021;3(8):1058-1070.

13. Noone J, et al. Understanding the variation in exercise responses to guide personalized physical activity prescriptions. Cell Metab. 2024;36(4):702-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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