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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상태를 감지하는 세포내 신호가 얼굴 형태를 바꾼다.

동양에서 관상은 사주풀이와 함께 오래전부터 사람들의 운명을 판단하는 기술로 이용되어 왔죠. 태어난 일시와 생김새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아무리 얘기를 해도 수 많은 사람들이 매년 사주풀이와 관상을 보기 위해 점집으로 가는게 사실입니다. 사실 본인도 살아 오면서 많은 사람들과 마주치다 보니 얼굴만 보고도 어떤 사람인지 추측하는 습관이 생긴 것 같긴 합니다. 하지만 얼굴 생김새에 따라 그 사람의 성격이나 미래까지 알 수 있다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비과학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더구나 요즘은 성형기술도 뛰어나 얼굴만 가지고 사람을 판단했다간 큰코다치겠단 생각도 들구요. 아무튼 재미로 보는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래에 소개한 글은 생쥐에서 태아적 어미의 영양 상태에 따라 새끼의 얼굴 형태가 달라진다는 내용의 논문을 소개한 것입니다. 이런 연구를 왜 하는지 궁금했고, 관상에 관한 것인가? 하는 호기심에 읽게 되었죠. 그런데 이 연구는 꼭 얼굴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유전과 환경 그리고 발생의 관계를 잘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단백 식단을 통해 세포내 신호전달계(mTORC1 pathway)에 변화를 주고 그 결과 신경능선세포(neural crest cell)의 이동과 분열이 바뀌고 그 결과 얼굴의 형태가 바뀐다는 스토리 입니다. 그런데 사람의 얼굴 형성과정에서도 바로 이 PI3K/AKT/mTORC1/autophagy 신호전달계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이 논문에서 밝혔습니다.
우리나라는 지난 50년간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루었고 국민들의 식생활도 상당히 개선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젊은 세대들의 키와 생김새가 예전에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보던 그런 모습이 아니란 걸 많이 느끼고 있죠. 그 사이에 유전자 서열이 바뀌었을 리는 없고 그렇다면 우리가 먹은 음식물이나 환경의 영향을 받아 이렇게 급격한 변화가 생겼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단순히 키만 큰 것이 아니고 인상도 달라졌고, 다리 비율과 같은 체형이 바뀐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잘 먹는다고 다 바뀌는 것도 아니에요. 무슨 이유일까요? 전체 인구의 통계치는 키도 커지고 체형이 바뀌어 가는듯 하지만 사람에 따라 전혀 다르게 나타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정확한 이유를 안다면 또는 정확한 요인이 무엇인지 안다면 식단 조절을 통해 자손들의 체형이나 키 그리고 얼굴형태까지 어느 정도는 조절할 수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너무 나갔나요? 그냥 바람입니다.

mTORC1은 영양 상태를 감지하는 신호 단백질이다. 이 단백질이 생쥐의 안면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얼굴을 보면 얼굴 즉, 두개골의 앞면은 식사를 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인상으로 보여지는 등 중요한 일을 담당한다. 이 안면골을 만드는 세포들은 신경능성세포(neural crest cell, NCC)들로 척수 등쪽에서 만들어져 앞으로 이동하여 자리 잡고 분화하는 세포들이다. 유전자와 환경적인 요소들이 합쳐져 이 NCC의 이동에 영향을 준다. 이때 몇 가지 신호전달계가 관여하여 독특한 안면 구조를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어떻게 구체적으로 영향을 주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건 아주 복잡한 시스템입니다.” University of Gothenberg에서 안면골 생성을 연구하는 세포 생물학자 Andrei Chagin의 말이다. “모든 뼈는 서로 다르 고유의 형태를 지니고 있죠.” 설명을 이어간다. 그와 그의 연구진은 지난 Nature Communication지에 영양상태 감지 신호체계가 NCC의 발생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안면골에 형성의 기전에 대한 연구는 연구자들로 하여금 얼굴에 영향을 주는 선천적 이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한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Chagin과 그의 동료들은 사람 태아의 안면 형성시 활성화되는 인헨서(enhancer)들을 조사하였다. 그 결과 이와 관련된 세포내 신호로 the mechanistic target of rapamycin complex 1 (mTORC1) 경로를 발견했다. 이어 연구진은 이 mTORC1 억제 유전자(Tsc1)의 결실을 유도 가능한 돌연변이체(conditioned Knock Out mouse)를 만들었고, 이 개체에 유도물질을 투여하여 태아기 8.5일(E8.5)에 NCC에서 mTORC1이 활성화 되도록 만든 것이다.

E17.5기에 삼차원 입체 CT촬영을 이용해 이 유전자 변형 생쥐의 머리 안면부위(cranialfacial feature)가 확대되고 두꺼워진 코 연골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얼굴이 모양을 잡는 E12.5기에는 조금 두껍기는 하지만 전체적인 모양이 그대로 유지되었다.

처음 모양을 잡은 후 어떻게 mTORC1 신호가 안면발달에 영향을 주는지 알아보기 위해 연구자들은 E12.5기에 이 돌연변이 생쥐의 mTORC1을 연골모세포(chondrocyte progenitor cell)에서 활성화시켜 보았다. 그 결과 약 5일 뒤 세포들의 크기가 약간 커진 것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세포에서 mTORC1 신호를 연골모세포에서 제거한 경우 E17.5기에 코부위가 길어진 것을 볼 수 있었다.

“mTORC1 자체가 모양을 심하게 바꾸는 것은 아니지만 얼굴의 모양을 변형시킨다는 걸 알 수 있었죠.” Chagin의 말이다.

mTORC1의 활성은 아미노산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연구자들은 저단백 또는 고단백 사료를 E6.5 시기부터 먹여 보았다. 저단백 사료는 코와 턱 부분의 전체적인 크기를 작게 만들고, 고단백 사료는 코 연골을 더 두껍게 만들었고 턱 연골은 짧게 만들었다.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던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의 발생학자인 Johann Ebert는 음식이 mTORC1과 안면의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재미있는 결과이지만 너무 확대 해석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은 이들이 영향을 주지만 작은 영향이라는 점입니다.” 이어 “이는 고단백 식사를 해야한다는 것으로 해석되서는 안된다는 거죠.”라고 그는 말했다.

Chagin은 이 경로는 환경변화에 적응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는 마치 세포들에게 ‘됬어, 너희 영양분이 충분하니까 더 자라도 되.’ 또는 ‘영양분이 적으니 좀 쉬고 있어.’라고 말하는 것과 같죠.”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mTORC1이 이런 결과를 보인 요인을 연구하고자 한다고 했다. “유전자와 환경을 연결짓는 기작에 대해선 아는게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이런 방향으로 연구하는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글은 아래의 기사를 번역한 것입니다.>

Shelby Bradford, PhD, A protein-sensing molecular switch alters facial features. The Scientist Jun 24, 2024.

<원 기사의 references>

1. Kaucka M, Adameyko I. Evolution and development of the cartilaginous skull: From a lancelet towards a human face. Semin Cell Dev Biol. 2019;91:2-12

2. Xie M, et al. The level of protein in the maternal murine diet modulates the facial appearance of the offspring via mTORC1 signaling. Nature Commun. 2024;15:2367

3. Kaucka M, et al. Oriented clonal cell dynamics enables accurate growth and shaping of

vertebrate cartilage. eLife. 2017;6:e25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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