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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 Aging

생물이 지난 36억년동안 이 지구상에서 멸망하지 않고 살아온 과정을 보면 아주 단순하다. 태어나서 성장을 하고 어느정도 자라면 자손을 낳는다. 자손이 태어나고 자라는데 필요한 양분과 안식처를 제공하는 것 까지가 생물이 필수적으로 해야 할 일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다 자란 다음 세대가 또 같은 삶을 반복하며 생명의 영속성이 이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자손을 낳고 난 뒤에도 우리의 삶은 계속 이어지고 이 과정에서 노화라는 다소 불필요한(?) 과정을 거치게 된다. 물론 연어처럼 번식의 의무를 다 한 뒤 갑자기 죽음을 맞이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인간을 포함한 대부분의 생물들은 자손을 낳고 더 이상 자손을 낳을 수 없는 상태가 되어도 생명을 유지하는데 이때 노화라는 문제가 떠오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노화과정이 단순히 세월이 지나면서 마치 자동차가 오래되면 낡아서 고장이나는 것처럼 인간도 낡아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연의 법칙인 열역학 제 2 법칙에도 잘 부합하는 현상이다. 그런데 연어들이 그렇게 빨리 죽는 이유는 뭘까? 생물중에는 반대로 아주 오래 젊게 살다가 죽는 생물들도 있다. 또한 사람에 따라 무병장수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왜 어떤 이는 빨리 늙고, 거기다 병까지 걸려 고생하다 죽는 걸까?  

현대생물학이 아직 해결하지 못한 어려운 주제 중 하나가 "늙음"이다.  무한히 오래 사는게 목적이라기 보다는 건강하고 행복하게  젊음을 유지하다 저 세상으로 가는게 목표라고 하겠다.어디까지 연구되고 무엇을 알게 되었는지 알아보자. 

Aging 2025 Topics

epigene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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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genetics

aging

genetics cell biology

사람의 나이를 어떻게 측정할까?

생물종에 따라 수명이 다른 걸 볼 수 있습니다. 즉, 자신이 가진 유전정보에 따라 수명이 정해져 있음을 알 수 있죠. 그런데 같은 종 안에서도 개체마다 수명이 다르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사람의 경우도 각 개체마다 노화의 정도가 다르고 심지어는 일란성 쌍둥이의 경우도 수명이 다른 것을 볼 수 있죠. 이와 관련하여 노화가 유전자의 서열 뿐 아니라 DNA의 화학적 변형(후성유전학적 변형, epigenetic change)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이 밝혀져 있습니다. 따라서 후성유전학적인 변화와 실제 나이와의 관계를 알아보고자 하는 시도들이 있었고, 오래전 2013년 발표된 Horvath의 논문(1)에 따르면 DNA 메틸화 정도는 실제 나이와 거의 비례해서 증가한다는 사실을 알아냈죠. 배아 시기나 유도줄기세포에서는 거의 0에 가깝게 나오고, 나이가 듦에 따라 조직이나 세포의 종류에 크게 상관없이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즉, DNA 메틸화 정도를 측정하면 거의 정확하게 실제 나이를 맞출 수 있다는 것이죠. 또한 일찍 늙게 되는 조로증(progeria) 환자의 경우 정상인과는 전혀 다른 DNA 메틸화가 일어난다는 사실도 보고했습니다. 그런데 후성유전학적인 변화는 환경과 관계가 깊습니다. 그 말은 사람의 경우도 환경에 따라 DNA 메틸화 정도가 느리게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이고 그렇다면 무병장수를 바라는 사람들의 입장에선 어떻게 하면 DNA 메틸화를 줄일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되겠죠. 아래 소개된 논문은 이제 단순히 생물학적 나이를 알아 맞추는 수준에서 각 개인이 노화된 정도를 DNA 메틸화 정도로 측정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제 노화를 예방하는 약의 효과를 알고 싶다면 실제로 그 효과를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생긴 셈이죠. 하지만 이 방법은 빅데이터를 분석해서 얻은 결과로 이유를 밝히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즉, 식품이나 의약품을 통해 인위적으로 DNA 메틸화를 조절한다고 과연 그 사람의 건강 상태와 수명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지는 알 수 없다는 거죠. 각 개인의 노화 정도를 측정할 수는 있겠지만 건강 상태나 수명을 예측하는 방법으로 사용되기 까지는 좀 더 설득력 있는 인과관계가 밝혀져야 할 것 같군요.

얼마전 킴 카다시안(Kim Kardashian)의 쇼 프로인 The Kardashians in Los Angeles, California에서 그녀의 가족들은 “생물학적 나이”를 측정하는 혈액검사 체험을 하게 된다. 카다시안의 실제 나이는 43세지만 DNA에 적힌 화학적 지표-즉, 후성유전학적 변화-는 34세에 해당하는 값이 나왔다. 그녀의 몸은 대부분의 다른 사람들에 비해 18%나 늦게 나이가 든 것이다.

이런 리얼리티쇼에 대해 찬사와 걱정이 섞인 복잡한 기분은 인터뷰했던 연구자들의 공통된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 어찌 되었든 이런 쇼프로를 통해 대중들이 사람의 신체가 얼마나 빨리 늙어가는지 측정하는 방법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런 시도에도 불구하고 이런 바이오 마커(biomarker)들은 태생적 문제를 지니고 있다. 이는 상업적 시도 들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연구자들의 실험이나 논문에서도 볼 수 있다. 무엇으로 검증 하냐는 것이다. 단순히 나이들어 죽는 날자를 역추적하여 검사법의 타당성을 밝히는 것이 올바른 방법일가? 또한 만약 나이를 정확하게 측정하였다 하여도 이에 대한 대책은 단순히 지표를 젊게 만드는 방향으로 진행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인가? 하는 것이다.

현시점에서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은 아주 뜨겁게 달아오른 상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자선단체인 Hevolution Foundation은 노화에 관한 유효한 바이오마커를 개발하는 데에 4천억 달러를 투자했다고 the US 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 for Health에서 발표가 있었고 XPRIZE Health span이라는 단체에서는 노화와 관련된 상태에 대한 치료법을 발견하는 경쟁을 통해 수명을 늘리는데 기여한 공로로 7년 동안 일천일억 달러를 상금을 책정하였다고 한다.

노화를 측정하는 방법은 이미 많이 나와 있다. 현재 Altos Labs in Cambridge, UK의 유전학자인 Steve Horvath는 이미 십 년 전에 후성유전학 시계(epigenetic clock)를 만들었다. 그는 7,800개의 시료를 이용하여 유전체의 어느 부위에 메틸화가 일어나는지 조사했다. 메틸화는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DNA의 화학적 변화이다. 그는 이 데이터와 참가자들의 나이를 입력하여 machine-learning방법으로 분석하였다. 그 결과 353개의 메틸화부위가 참가자들의 나이와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 내었고, 이 중 어떤 부위는 메틸화가 늘어났고 어떤 부위는 줄어들었다. Chen에 따르면 이 방법은 이 후 실제 달력상 나이를 짐작하는데 사용될 정도로 정확했다.  하지만 Chen과 같이 일했던 Horvath에 따르면 이 방법으로는 이 사람이 얼마나 건강하게 살지 또는 얼마나 살지를 짐작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Horvath의 팀은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게 되었고, 메틸화와 다른 건강관련 지수들과의 관계를 찾게 되었다. 말하자면 백혈구 지수 또는 혈당량 또는 염증관련 단백질의 혈중 농도 등이다. 이번 시도의 목적은 단순히 얼만큼 살았는 가를 아는게 아니라 사람의 건강과 수명을 예측 하자는 것이다.

이 검사에서 젊게 나타나는 사람들은 생활방식과 관련된 경우가 많았다. 즉, 높은 임금, 과일이나 채소를 풍부하게 먹는 것 등이다. 더 늙게 나타나는 경우는 담배, 심장질환 고위험성 등이 연관된 경우가 많았다.

Moffitt과 동료들은 한발 더 나가 같은 참가자를 추적하여 몇 년 뒤에 이들의 건강상태에 대한 데이터를 재수집한 것이다. 이를 통해 단순히 현재의 상황뿐 아니라 나이가 신체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고자 한 것이다. “이는 천천히 일어나는 생물학적 노화 과정을 잡아내는 겁니다.”라고 Moffitt은 말했다.

하지만 이 검사의 생물학적 근거는 사실 잘 모른다. 이 검사에서 나타난 건강상태와 메틸화의 양상과의 관계에 관한 기전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런 검사는 단순히 빅데이터에서 얻어낸 결과를 이용한 것으로 그 인과관계에 대한 정보는 없는 셈이다. “왜 메틸화가 증가하면 무언가가 잘 못 될까요?” Horvath는 “무슨 의미일까요?”하고 묻는다.

대부분의 다른 검사들은 분명한 연관관계를 볼 수 있다. 특정한 단백질이나 대사 물질의 증가는 연구자들로 하여금 어떤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는 결론을 짓게 해준다. “이게 제가 대사체학(metabolomics)를 택한 이유입니다.” Leiden University Medical Center in the Netherlands의 분자역학자인 Eline Slagboom의 말이다. 대사체학은 생물체 조직의 모든 대사물질을 분석하여 검사하는 것이다. “특정한 지표물질이 있다면 이게 염증 관련 물질인지, 지질대사 관련 물질인지, 포도당대사 관련 물질인지 판단해서 이 물질이 중요한지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죠.”

Slagboom과 그녀의 동료들은 MetaboHealth라는 검사를 만들었고 이는 사망에서 질병에 관계가 있는 14가지 대사체를 조사하는 것이다. 또 다른 경우는 단백질을 기초로 한 검사법이다. 영국의 한 팀은 약 45,000명으로부터 얻은 데이터를 이용해 개발된 것으로 약 200가지 혈액 단백질을 조사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일부 연구자들에겐 아직 분자 마커가 없다고 할 수 있다. 사람의 건강한 수명연장을 위한 치료나 조정 또는 생활습관의 변화를 위해서는 적절한 측정 장치가 있어야 한다. Grand Junction, Colorado의 노화학자이나 XPRIZE Foundation in Culver City, California의 부원장인 Jamie Justice의 말이다. “혜택이란 한 인간의 기능, 감정, 생존에서의 혜택을 말하는 겁니다.”-단순히 DNA상의 화학성분의 구성을 얘기하는게 아니죠, 라고 말한다. XPRIZE Healthspan Programme의 실험적 치료법들의 평가는 단순히 후성유전학적 변화를 가지고 평가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대신 근육의 힘이나 인지능력, 그리고 면역력과 같은 요소에 집중할 겁니다.

이 상은 여러 팀들이 데이터와 시료들을 규격화된 방법으로 모으는 형태로 만들어질 것이다. 또한 공정성이 이 데이터들을 이용해 유용한 바이오 마커를 개발하고 검사하는 이 갱쟁의 자금을 모으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한다. “저는 바이오 마커를 좋아합니다.” 그녀의 말이다. “좋아하기도 하지만 미워하기도 하죠. 왜냐하면 이게 실제로 개발하기가 너무 어렵다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실효성을 찾아서

과학자들은 자신의 연구 결과들이 실제 임상에서 사용되려면 얼마나 많은 심사과정이 필요한지 알게 되면서 위축되기 마련이라고 Harvard Medical School in Boston의 컴퓨터생물학자인 Mahdi Morqri는 말했다. 이런 검사는 다양한 집단에서 반복적으로 임상에서 활용될 수 있는 특정한 환경에서 시험되어야 한다. 40-50대 사람들의 데이터를 이용해서 만들어진 노화에 대한 바이오 마커는 노쇠하여 이미 여러 건강문제를 안고 있는 80대와는 관계가 없을 것이다. Slagboom의 말이다. “우리는 개발한 바이오 마커를 좀더 좋게 선전하려는 경향이 있죠.” “하지만 무엇을 위한 선전이죠?”

소위 노화연구는 그 동안 잘못된 인상을 주고 있어요. 환경이나 집단의 특성에 상관없이 모두 잘 검사가 적용된다는 인상을 준거죠. Moqri에 따르면 비록 후성유전학적 시계가 여러 연구에서 사용되고는 있지만 아직 그 실효성을 충분히 검사한 것은 아니라고 한다. 이 검사를 시행하는 사람들은 검사법이 실제보다 훨씬 발전되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또한 이 분야에서 이 방법이 실제 나이를 측정한다는 의견에 대해 이견들이 있다. 이 ‘생물학적 나이(biological age’를 일반 방송이나 연구에도 많이 활용하긴 하지만 2024년 연구에 따르면 이 말의 의미조차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한다고 한다. 노화에 관한 학술대회에 참가한 100여명의 참가자 중 30%가 노화에 대해 나이가 듦에 따라 기능이 감소하는 것이라고 했고 다른 이들은 손상이 누적되는 것이라고 했고; 발생의 한 단계; 장애의 증가와 죽음 이라고도 했다. “노화를 생물학적으로 정의하는 것은 모든 것을 고려해야 하는 일이죠.” Leiden University Medical Center의 생물통계학자인. Marije Sluiskes의 말이다.

노화에 대한 정설이 없다보니 후성유전학적 시계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도 복잡하다. 임신한 여성에 대한 최근 연구를 보면 임신과 함께 약 2년 정도의 노화가 진행 되는데, 출산 후 DNA 메틸화로 보면 도리어 출산 후가 임신했을 때보다 더 젊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노화의 가속과 감속은 임신에 따른 생리적 현상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즉, 임신 후 생기는 스트레스와 면역계의 변화 때문일 수도 있는 것이다. Kaeberlein의 말이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25세-7세까지 108명을 대상으로 대사체를 비롯한 단백질과 미생물까지 조사한 실험이 있었다. 연구자들은 분자적 마커가 일정하게 바뀌는 것이 아니고 한꺼번에 일어난 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들에 따르면 40대 중반, 그리고 60세가 되었을 때 변화가 급격하게 일어난다고 한다. 몇몇 언론에서는 이 시기를 노화촉진기(accelerated aging)라고 대서특필하기도 했다. 하지만 저자들은 다른 요인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고 했다. 예컨데 이런 나이 때에 생기는 행동변화나 사회적 변화 때문일 수 있다는 것이다.

Chen에 따르면 작은 표본수 또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한다. “60대 중 일부는 40대와 같게 나타난 경우도 있다.”고 했다. 이 검사의 신빙성 또한 문제가 된다. 2022년도 연구에 따르면 연구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6 가지 후성유전학적 시계들 간에 같은 시료에 대해 크게는 9년 정도 차이를 보여주었다. 연구자들 간에는 많은 시료를 다루며, 실험 디자인이나 통계 처리법이 달라 이런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같은 사람이 이런 결과를 낸다면 어떻게 믿겠는가? 실제로 Kaeberlein은 몇몇 시료에 대해 똑 같은 실험을 시행한 결과도 일치하지 않은 결과가 섞여 나왔다고 한다.

이에 더해 검사의 결과에 따른 대처 방법 또한 제시되어 있지 않다. 사람에 따라 후성유전학적 결과에 고무되어 지나치게 자신의 건강을 믿게 되거나 또는 반대로 결과에 실망하여 스스로 포기해 버리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회사들이 그런 결과까지 책임질 수는 없지만 단순히 참고자료 정도로 제공하기엔 비용도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 사업을 처음 시작한 Chen의 경우 보험회사에 이런 후성유전학적 나이가 젊을 경우 혜택을 줄 가능성이 있는지 타진해 보았다. 하지만 문제는 만약 자신이 생각했던 것 보다 나이가 많게 나오면 보험금을 더 낼 것인가 하는 문제와, 대부분의 사람들이 결과가 좋지 않으면 화를 내고 “당신의 검사는 틀렸어요.”라고 주장하기 때문에 상업화하기가 어렵다고 생각했다.

보험회사에서도 다른 건강 지수에 비해 후성유전학적 지표가 더 많은 정보를 준다고 여기지는 않았다. 결국은 무슨 지표던 이유가 있어야 하고 이를 설명할 수 있는 기전이 밝혀져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결국 후성유전학이던 대사체학이던 생물학적 나이를 추정하는 것은 앞으로 그 인과관계와 기전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이글은 아래의 기사를 발췌 편역한 것입니다.>

Heidi Ledford, 2025, What molecular aging ‘clock’ can tell you about your helth. Nature Feature 638:874-876.

<원 기사의 참고문헌>

1. Horvath, S. Genome Biol. 14, 3156 (2013).

2. Levine, M. E. et al. Aging 10, 573–591 (2018).

3. Belsky, D. W. et al. eLife 11, e73420 (2022).

4. Zonneveld, M. H. et al. Geroscience

https://doi.org/10.1007/s11357-024-01391-x (2024).

5. Argentieri, M. A. et al. Nature Med. 30, 2450–2460 (2024).

6. Gladyshev, V. N. et al. PNAS Nexus 3, 499 (2024).

7. Pham, H. et al. Cell Metab. 36, 877–878(2024).

8. Shen, X. et al. Nature Aging 4, 1619–1634 (2024).

9. Higgins-Chen, A. T. et al. Nature Aging 2, 644–661 (2022).

R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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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NA

aging

genetics cell biology

RNA분자가 늙은 생쥐를 다시 젊게 만들 수 있다.

인간의 젊음에 대한 욕망은 아주 오래 전부터 계속되어 왔습니다. 생명과학이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요즘 수명 연장과 젊음 유지는 최대의 연구과제가 아닐 수 없겠죠. 지금도 사람의 수명과 젊음을 연장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수많은 연구실에서 수많은 다른 동물들을 실험 대상으로 연구하고 있을 것입니다. 

아래의 글은 자신의 수명과 젊음을 연장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또 다른 희망찬 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생물학은 워낙 밝혀지지 않은 부분들이 많기 때문에 실험 결과를 예측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특히 이번에 소개된 논문처럼 아무도 시도해보지 않은 또는 실행하기 어려운 실험을 한 경우 그 결과는 실험 당사자들만이 낼 수 있고, 논문 심사자(reviewer)는 그 실험 결과와 해석이 과학적으로 오류가 없는지 정도만을 평가한 것입니다. 워낙 사회적으로 중요한 이슈라면 빨리 게재하는 것이 중요하기에 사실 그 안에 어떤 진실들이 숨어 있는지 다 알아낼 시간을 줄 수가 없죠. 일단 출판이 되었으니 이제부터 차츰 다른 실험실에서도 재현 실험들이 반복적으로 나오면 진실로 인정되고, 그 기반 위에 또 다른 메커니즘 연구나 응용실험들이 쌓여 올라갈 것입니다. 그 결과는 과연 무엇일지 궁금합니다. 이미 세계의 수 많은 제약회사는 물론 내놓라는 권력자나 부자들이 항노화-RNA실험에 투자하기 시작했을 것 같군요. 

microRNA를 주사한 생쥐는 더 오래 살았고 노화의 징조도 적게 나타났다. 하지만 이것이 인간에게도 작동 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늙은 생쥐에게 RNA분자를 주사한 결과 노화가 개선됬다.-더 오래 살게 해주었고 털이 다시 나왔으며 육체적, 정신적 능력이 유지되었다.

지난 1월 15일 Cell Metabolism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이 처치는 노화의 핵심 징후 중 하나인 세포 노화, 즉 분열을 못하게 되는 증세를 개선하여 작동한다. 연구자들은 이 발견이 향후 항노화 약품을 개발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라지만 아직은 사람에게 적용하기까지는 많은 것들이 밝혀져야 한다고 한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 세포들도 늙고 사이토카인 같은 화학물질들을 많이 분비하여 염증을 일으키게 된다. 이러면 질병에 대항하거나 회복하는 능력이 떨어지게 되고, 암이나 심혈관계 질환, 당뇨 그리고 인지능력 감소 등과도 연결된다.

이제 과학자들은 노화를 늦출 수 있는 miR-302b라는 분자에 영점을 맞추고 있다. 이 분자는 microRNA에 속한다. miRNA는 단백질 암호는 없지만 면역이나 암세포 억제 등에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있다. The Chinese Academy of Sciences Institute of Biophysics inBeijing의 생물물리학자인 Guangju Ji와 동료들은 배양 사람세포를 이용하여 인간의 배아줄기세포에서 나온 엑소솜(exosome)-세포 간에 RNA분자 등을 옮겨주는 알갱이-이 늙은 세포의 분열능력을 회복시켜준다는 사실을 입증해 냈다.

그들은 사람으로 치면 60대 70대에 해당하는 20에서 25개월이된 생쥐들을 실험에 사용하였다. 이들에게 정상인 사람의 엑소솜을 주사하였고 이 중 일부에는 세포분열과 관계된 miR-302b를 첨가하여 사용하였다. 대조군에는 식염수만 주사하였다.

시간을 되돌리다.

이런 처치를 받은 생쥐는 대조군에 비해 평균 약 4.5 개월 더 살았다. 이들은 빠졌던 털이 다시 나기 시작하였고 체중도 높게 유지되었으며 회전하는 막대에 더 오래 균형을 잡고있을 수 있었으며 체중을 버티며 매달리는 시간도 늘었다. 이러한 신체건강에 대한 지표의 향상은 처치된 생쥐에게서 시간이 지나면서 더 나타났으며 대조군에서는 더 감소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처치된 생쥐의 경우 염증관련 단백질들의 수치도 감소하였고 수조-수수께끼(water-maze test: 불투명한 물속에서 발판을 기억해 찾아가는 실험)를 더 빨리 해결할 수 있었다. “이런 결과들은 miR-302b의 처리가 수명을 연장했을 뿐 아니라 나이가 들면서 감소하는 육체적, 정신적 능력까지도 향상시킨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죠.”라고 Ji는 말했다.

“여기에 희망적인 신호들이 나오긴 했지만 아직 모르는 것이 많습니다. 다만 시작이 좋은 것 같군요.” the University of California Berkley에서 노화를 연구하는 Iran Conboy의 말이다. 그녀는 이 miR-302b가 실제로 항노화효과가 있는지 확인해야하고 사람에게 부작용이 없는지도 확실하게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만약 생쥐의 수명이 몇 개월 연장되었다면 “이게 사람에게 어떻게 반영될지 모르겠군요.”라고 그녀는 말했다. “생쥐에게 불과 몇 개월이지만 사람에겐 수 년이 될 테니 암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글은 아래의 기사를 번역한 것입니다.>

Nature 637, 1030-1031 (2025) doi: https://doi.org/10.1038/d41586-025-00032-3

<원 기사의 참고 논문>

1. Bi, Y. et al. Cell Metab. https://doi.org/10.1016/j.cmet.2024.11.013 (2025)

aging

genetics cell biology

Small RNA가 노화에 미치는 큰 영향

생물의 노화에 대해 수 많은 날고 기는 연구자들이 연구를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어느 한 두 가지 기작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인 것 같습니다. 이미 여러 topic에서 소개했듯이 노화의 원인을 세포수준에서 보자면 후성유전학적 변화, 유전체의 불안전성, 그리고 유전자들의 발현 이상이 생기고 또한 세포내 불활성 단백질들이 누적되어 결과적으로 세포분열이 중지되거나 느리게 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신 수준에서 보면 세포들이 죽거나 분열을 멈추면서 새로운 세포들이 보충되지 못하고 결국 신체의 기능이 퇴화하면서 자연히 늙어가는 것이죠. 여기에 더해 여러 가지 이유로 신체 곳곳에 만성염증이 진행되면서 조직세포들이 손상되고 성인병이 진행되면서 세포나 기관의 기능이 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입니다. 어쩌면 당연한 현상인 것 같고 어찌 보면 꼭 일어나지 않아도 될 것 같은 것이 노화 현상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아무리 수명을 연장하려는 노력들이 이어져 왔지만 지난 수 백 만년 동안 지구에 살다간 모든 인간은 그 수명이 130세를 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이번에 소개할 내용은 small RNA의 발현 조절이 생겨 리보솜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노화가 일어난다는 가설을 세포수준에서 입증한 것 같습니다. 개체 수준의 수명과는 좀 다른 의미를 갖지만 세포분열의 중지가 노화의 원인이라는 것은 잘 알려져 있기에 이런 현상을 이해하고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실제로 개체의 수명에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군요. 그런데 1920년 생인 암환자 Henrietta Lacks로부터 얻은 HeLa cell이 과연 130년 이상 유지될 수 있을지 궁금해 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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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백질이 노화에 미치는 영향은 많이 연구되고 있지만 small RNA의 영향은 알려진 것이 없다.

몸속 세포들은 어느 시점에선가 분열을 멈추기 마련인데, 일부 세포들은 DNA 손상이나 산화 같은 스트레스의 영향으로 더욱 일찍 마감한다.  지난 긴 세월동안 생물학자들은 이런 신호에 따라 단백질이 어떻게 노화를 촉진하는지 연구해왔다. 반면 RNA의 역할에 대해서는 거의 모르고 있었다.

지난 Cell지에 리보솜(ribosome)의 생성을 막아 세포분열을 막도록 하는 RNA에 대해 재조명하였다. 과학자들이 이 종류의 RNA분자가 노화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이해의 폭이 넓어진 것은 물론 이런 발견이 리보솜부전증(ribomopathies)을 치료하는데 새로운 정보를 제공해 줄 것이다.

리보솜은 세포가 계속 분열하도록 단백질들을 공급해주며, 따라서 세포 노화에 중요한 조절자 역할을 한다. 연구자들은 small nucleolar RNA(핵인 small RNA, snoRNA)가 리보솜 RNA의 염기를 변형한다는 사실을 밝혔으며, University of Texas Southwestern의 분자 생물학자이며 공동연구자인 Joshua Mendell은 이런 변화가 리보솜의 속도를 늦춰 세포노화를 야기하는지 알아보고 싶었다.

이 가설을 시험해보기 위해 Mendell은 발암원유전자에 의한 세포분열의 특이한 경우를 이용하기로 했다. 발암원유전자의 돌연변이는 보통 세포를 암세포로 만들기도 하지만 어떤 돌연변이는 반대의 효과를 보인다. 이들은 세포분열을 막는 Hras 발암원유전자의 돌연변이를 사람의 피부세포에서 발현되도록 만들었다. 이 Hras 돌연변이가 세포분열을 멈추는 과정에 snoRNA의 도움이 필요한지 알아보기 위해, 이들은 거의 7000개에 이르는 snoRNA의 발현을 일일이 억제하여 보았다. 그 결과 SNORA13이라고 부르는 가장 눈에 띄는 영향을 주는 small RNA를 발견하였고, 이것이 없으면 이 돌연변이 발암원 유전자는 세포분열을 멈추지 못하는 것을 발견했다.

이어진 연구에서 SNORA13은 리보솜의 활성부위에 염기를 변형시키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는 이 small RNA가 모든 단백질의 합성에 영향을 주어 세포분열을 멈추게 하는 단백질의 생성 마저도 막은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우리가 발견한 것은 이 snoRNA에 의해 유도된 리보솜 RNA의 화학적 변형이 노화와는 관계가 없다는 것입니다.” Mendell의 말이다. SNORA13이 있던 없던 세포내 단백질합성 양에는 변화가 없었다. “이건 우리에겐 일종의 재미있는 반전이었죠.” Mendell이 언급했다.

연구자들은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 다른 가설을 세운다: 아마도 SNORA13은 리보솜의 수를 조절해서 노화를 유도했을 것이라는 가설이다. 이를 시험하기 위해 리보솜을 원심분리기를 이용하여 대단위체(large subunit)와 소단위체(small subunit)로 분리하였고, 그 결과 SNORA13를 발현하는 세포가 SNORA13이 없는 경우에 비해 대단위체가 적은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는 SNORA13이 리보솜합성을 억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록 SNORA13에 의해 리보솜합성이 줄어든 경우에도 리보솜 단백질 합성은 계속 일어나 세포 안을 돌아다니게 된다. Mendell과 그의 연구진이 입증한 것은 이렇게 돌아다니는 단백질들이 p53 (암억제 단백질) 신호를 유발한다는 것이다. 이 신호는 세포분열을 멈추게하고 세포를 노화하게 만든다.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던 Medical University of Vienna의 세포생물학자인 Markus Schosserer에 따르면 저자들은 이를 입증하기 위해 다양한 각도로 여러 실험법을 이용하였다고 한다. 이어지는 연구에서는 다른 경우에, 예를 들면 세포 포화된 경우와 같은 경우, 이 SNORA13이 세포 노화를 유도하는지 알아보는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SNORA13가) 다른 세포에도 존재하고 필요할 까요?” Schosserer의 말이다. “이미 늙은 세포에서 SNORA13을 없에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아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이를 통해 세포노화를 역전시킬 가능성을 제안해본다.

임상의학의 관점에서는 SNORA13가 리보솜부전증(ribomopathies, 리보솜의 기능이나 수가 감소하여 생기는 질환)을 치료하는 연구자들에게서 관심을 끌 수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리보솜형성관련 인자들은 모두 리보솜의 합성을 도와주는 것들 입니다.” 따라서 이와 같은 리보솜 합성 인자들을 표적으로 하여 치료법을 개발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SNORA13은 예외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을 억제하면 리보솜을 증가시킬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Mendell은 제언한다. 마지막으로 그는 “핵산을 표적으로 삼는다는 건 어려운 일입니다. 따라서 이를 실제 임상에서 활용하려면 갈 길이 멀었다고 할 수 있죠.”


<이글은 아래의 기사를 번역한 것입니다.>

Kamal Nahas, PhD., 2024, A small RNA with a big impact on cell aging. The Scientist Oct. 1, 2024

<본문 references>

1. Kumari R, Jat P. Mechanisms of cellular senescence: Cell cycle arrest and senescence associated secretory phenotype. Front Cell Dev Biol. 2021;9:645593.

2. Zhang QY, et al. Small non-coding RNAome changes during human chondrocyte senescence as potential epigenetic targets in age-related osteoarthritis. Genomics. 2023;115(2):110574.

3. Cheng Y, et al. A non-canonical role for a small nucleolar RNA in ribosome biogenesis and senescence. Cell. 2024;187(17):4770-4789.e23.

4. McMahon M, et al. Small RNAs with big implications: New insights into H/ACA snoRNA function and their role in human disease. Wiley Interdiscip Rev RNA. 2015;6(2):173-189.

5. Zhu H, et al. Oncogene-induced senescence: From biology to therapy. Mech Ageing Dev. 2020;187:111229.

6. Orgebin E, et al. Ribosomopathies: New therapeutic perspectives. Cells. 2020;9(9):2080.

health aging

physiology

치매를 예측하다

오랜 숙원이라고 할 수 있는 혈액검사를 통한 알츠하이머병의 진단이 현실화되어 가는 듯합니다. 물론 그 방법을 자세히 보면 일반 실험실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작업은 아니지만 고가의 기기들이 운용되고 있는 대형병원이나 전문분석기기 실험실에서는 얼마든지 시행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예전에 일츠하이머병을 진단하는 가장 신뢰할 만한 방법으로 뇌척수액(cerebrospinal fluid, CSF)을 얻어 타우(Tau) 단백질의 양을 측정하는 방법이 있는데, 이에 비해서도 괜찮은 신뢰도를 보였으며, 환자의 입장에서는 엄청나게 간편해진 것이죠, 척추에 구멍을 뚫어 뇌척수액을 뽑아내는 과정이 필요치 않으니 말입니다. 여기 소개된 논문을 요약하자면, 타우(Tau)는 미세소관에 결합하는 단백질로 미세소관을 안정화시키는 것이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의 뇌 신경세포에는 과인산화(hyperphosphorelation)된 형태의 타우가 많이 발견된다는 것이 알려져 있습니다(1). 이 타우 단백질이 과인산화되면 미세소관이 무너져 축삭이 축소되고 신경세포의 기능이 떨어집니다. 결과적으로 신경세포는 죽게 되는데 바로 이 과정이 알츠하이머병에서 볼 수 있는 현상이죠. 이렇게 죽은 신경세포의 부산물이 일부 혈액으로 나오는데 이때 타우의 인산화된 형태가 많이 나오게 됩니다. 따라서 타우의 인산화형(p-tau217)과 비인산화형 tau 단백질의 상대적인 양을 측정하면 알츠하이머병의 증세에 의해 죽은 신경세포들이 얼마나 되는지 추정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와는 별개로 알츠하이머병에서 뇌속 plaque(침적물)을 형성하는 아밀로이드-베타(amyloid-beta)의 두 가지 형태인 42Kd과 40Kd의 상대적인 양(TP42/40)을 초기 진단에 사용합니다. 이 TP42/20 값이 낮아지면 초기 치매가 진행된다고 보는 거죠. 이렇게 Mass-spectrometry를 이용해 p-tau217/tau 비율과 total blood Amyloid-beta 42/40(TB42/40)을 측정하여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볼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아직 FDA의 승인을 받지는 못 한 듯 합니다만, 이제 치매도 예방할 수 있는 건가? 기대해 봅니다. (1) Duan D. X., Chai G. S., Ni Z. F., et al. Journal of Alzheimer’s Disease. 2013;37(4):795–808. doi: 10.3233/JAD-130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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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검사를 통해 알츠마이머병(또는 알츠하이머씨병, Altzheimer’s disease)과 같은 병의 진단과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

2018년 Darly Ditz 주위의 사람들은 뭔가 잘 못되었음을 감지하기 시작했다. “내 직장 동료들은 내가 뭔가 자꾸 빠뜨린다는 걸 알아 차렸죠. 컴퓨터작업을 하면서 조금씩 헷갈리고 엉뚱한 곳에 화일을 저장 한다던가 하는 일이죠.” “집사람도 집 열쇠를 엉뚱한 곳에 놓는다 던지 하는 집안일에서 감지했어요.”

나이 60이 되던 2021년에 그는 초기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았다. 그리고 정식 진단을 받을 때 까지는 다소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했다. 당시 COVID-19로 인한 의료 시스템의 문제로 뇌 스켄을 받는데 몇 달이 걸린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혈액검사를 통해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는 소식에 감사할 수 있었다. “일단 사람들이 어떤 징조를 보게되면 사실을 밝히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쉽게 말하자면 간단하고 싼 방법으로 이게 정말 문제인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워싱턴에서 환경정책에 관련된 일을 하던 Ditz는 결국 은퇴한다.

머리를 지키자

알츠하이머병은 1906년 처음 정의되었고 그 후 수십년 뒤부터 증세를 통해 진단을 내리게 되었다. 확진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오직 사후 부검을 통해서만 가능했다. 2000대에 이르러 새로운 방법이 나왔는데, 뇌척수액에 있는 아밀로이드-베타(amyloid-beta)와 타우 단백질(tau protein)를 측정하는 방법이다. 아밀로이드-베타는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의 뇌에 플라크(plaque, 침적물)를 형성하고, 타우는 신경세포내에 섬유덩어리를 만든다. 이후 Positron emission tomography(PET)를 이용한 방사선 추적을 통해 뇌속 침적물이나 세포내 섬유질을 영상화 할 수 있게 되었고 이는 2020년 처음으로 미국 FDA의 승인을 받게 된다.

하지만 이 두가지 방법 모두 심각한 문제를 갖고 있다. 뇌척수액을 얻기 위해서는 척추에 구멍을 내어 얻어야 한다. 그리고 PET의 경우는 높은 가격의 구하기도 힘든 방사선물질을 인체에 주입해야 한다. 이는 워싱턴 D.C와 같은 대도시에서도 꽤 시간이 걸리는 일이고 작은 소도시의 경우는 이런 서비스가 제공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런 단백질들을 혈액에서 검출하는 방법이 나오면 사람들이 보다 쉽게 빠르게 진단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진단법의 개발은 사람들에게 조금 더 일찍 진단받고 치료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것이다.

“알츠하이머를 혈액으로 진단한다면 정말 흥분되는 일입니다.” Brown University in Province, Rhode Island의 신경과학자이며 Brown대학의 Bustler Hospital의 Memory and Aging program을 주관하고 있는 Stephen Salloway의 말이다. Salloway에 따르면 비록 몇몇 방법은 미국의 US Centers for Medicare와 Medicaid Services가 정하는 법에 따라 실험실 검사로서의 품질보증이 이루어졌고 실제로 의사들이 사용할 수도 있지만 아직 어떤 진단법도 FDA의 승인 받지 못했다고 한다고 한다. “제 생각에는 FDA 승인이 멀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아마 12개월이내에 이루어질 것이라 확신합니다.”라고 말했다.

몇 가지 방법들이 통과될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면 도쿄에 biotechnology회사인 Fujirebio는 연구에 활용하는 혈액속 아밀로이드-베타 측정법을 개발했다. 그리고 Massachusette의 cambridge에 위치한 Biogen, 그리고 California의 Brea에 위치한 Beckman Coulter사와 협업으로 진단에 사용할 혈액내 타우 측정법을 개발할 것이라고 발표하였다.

알츠하이머를 치료할 수 없다면 조기진단도 별 의미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FDA는 이 질환의 초기에 사용할 수 있는 2가지 치료법을 승인한 바가 있다. 2023년에 Lecanemab을 2024년에는 Donanemab을 승인한 것이다. 둘다 단일클론 항체로 아밀로이드-베타 침적물을 줄이며 인지력 감소를 25-35% 늦출 수 있다고 한다. 비록 다른 약들이 다른 증세들을 완화시킬 수 있다고 알려지지만, 단일클론 항체를 이용한 침적물의 감소로 병의 진행을 막으려는 것은 처음이다. 그 결과 환자들은 초기 내지는 경증의 알츠하이머 증세에 머무는 기간이 길어졌다고 Salloway는 말했다. “이게 사람들이 원하는 것입니다.”라고도 했다. 하지만 이 약은 침적물을 감소시켜 작용하는 것이기에 이런 침적물이 존재한다는 것을 밝히기 전에는 처방하기 어렵다.

치매의 원인을 이해하는 것도 이 병을 치료하는데 중요하다. WHO에 따르면 치매의 약 60-70%가 알츠하이머에 기인한다고 한다. 나머지 치매는 아밀로이드 침적물이나 타우 섬유덩어리와는 무관하게 발생한다는 것이다. 기억장애에는 수면부족이나 우울증, 약물에 의한 경우가 포함된다. “그러니 단순한 인지능력 검사와 뇌구조의 형상화 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것입니다.” 스웨덴 Lund University의 신경생물학자인 Oskar Hansson의 말이다. “뇌 속에 아리로이드나 타우가 있는지 보여주는 biomarker가 필요한 것이고, 이는 혈액이나 뇌척수액 검사 또는 PET촬영을 하지 않고는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침적물을 찾는 방법으로 미조리주 새인트루이스에 소재한 C2N Dignostics사의 PrecivityAD가 FDA로부터 2019년에 승인을 받았고 따라서 의사들에게 제공되고 있다. 지난 2월 Hansson과 그의 동료들의 연구에 따르면 이 검사는 뇌척수액 검사와 같거나 더 나은 정확성을 보였다. 이후 많은 다른 연구자들에 의해 지난 7월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더 개선되었다. 이 연구에서는 1차 진료 환경에서 얼마나 정확한지 알아보았다. 이는 혈액 샘플을 채취하고 일반적인 방법으로 분석되었음을 말한다. 즉, 특별히 관리되는 실험실 환경이 아니라는 것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보다 완벽한 방법으로 한 것과 비슷한 결과가 나온 것에 조금 놀랐어요.”  Hasson의 말이다. 이에 더해 그는 이런 검사가 가장 많이 활용될 1차 진료 기관에서 연구된 것은 아마 이 경우가 처음일 것이라고 하였다.

결과는 인상적이다. 두 가지biomarker, 아밀로이드-베타와 타우의 형태를 종합하면 90%의 정확도를 얻는다. 일차 진료기관의 의사는 인지능력 검사와 CT 촬영을 통해 약 61%의 정확도로 진단할 수 있고 치매 전문의는 73% 정도이다. 이 정도의 정확성을 보이기 위해 연구자들은 단백질들의 측정값에 기준을 정해서, 특정한 값 이하는 알츠하이머에 걸리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반면 그 이상은 걸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방법을 활용했다.

더 좋은 방법은 두개의 기준선을 정해 낮은 값보다 낮으면 알츠하이머일 가능성이 희박하고, 높은 기준선 보다 높으면 걸린 것으로 판단하며, 그 중간 값일 경우 다른 검사법, CSF나 PET법을 이용해 다시 검사를 받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두 경계선을 이용해 판단하면 예측율이 95%로 높아진다. 이런 방법을 쓰면 일부 사람들(15%)들은 의료비를 줄이고 스트레스도 덜 받게 될 것이라고 Hansson은 말한다.

다른 지표들

다른 원인에 의한 치매를 알아보는 검사법 또한 연구되고 있다. 2022년에 Rochester, Minnesota에 소재한 Mayo Clinic Laboratories에서 NFLC라고 부르는 혈액검사를 만들어 냈다. 이는 neurofilament의 작은 사슬을 측정하는 기술이다. 이 단백질은 신경이 손상되면 체액에서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비록 NFLC가 알츠하이머병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다른 신경질환, 예를 들면 다발성경화증(multiple screrosis)나 ALS(근위축성 측색 경화증)와 같은 다른 질환에서도 나타날 것이다. 하지만 이런 혈액검사의 존재는 CSF로만 검사하던 때에 비해 의사들이 몇몇 다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있고 치료 과정의 진전을 확인하는 방법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2023년 말에 University of Oxford, UK의 연구자들은 혈액 속에 파킨슨병과 관련된 alpha-synuclein을 검출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파킨슨병은 떨림이나 행동장애가 나타나기 몇 년전부터 시작된다. 의사들은 조기 진단이 보다 효과적인 치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알츠하이머의 경우도 치매가 나타나기 이전에 아밀로이드-베타나 타우 섬유덩어리가 생기기 시작할 것으로 여겨지며, 이를 조기에 진단한다면 이 병의 진행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치료약인 donanemab을 생산하는 Eli Lilly사나 lecanemab을 생산하는 Biogen and Esai사 모두 타우 단백질의 증가를 감지하여 미리 예측하고 치료하여 진행을 막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마치 전립선 암을 진단하는데 사용되는 PSA 와 같이 확진은 아니더라도 빌병율이 높은 사람들을 상대로 선제적 검사를 하는 방향으로 검사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주장한다. APOE4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알츠하이머병과 관련이 있음은 이미 알려져 있다. 이 유전자의 동형접합자인 경우 50세 이후에, 이형접합일 경우는 60세 이후에, 그리고 정상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은 70세 이후에 이런 검사를 하도록 하면 효과적일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글은 아래의 기사 일부를 번역한 것입니다.>

Neil Savage, 2024, Reading the signs of dementia. Nature Outlook 24 October 2024 (doi: https://doi.org/10.1038/d41586-024-03456-5)

<본문 references>

1. Barthélemy, N. R. et al. Nature Med. 30, 1085–1095 (2024).

2. Palmqvist, S. et al. JAMA 332, 1245–1257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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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ysiology

메트포민 Metformin, 명약인가?

세상에는 우리가 많이 사용하지만 어떻게 작용하는지 모르는 약들이 태반이죠. 사실 어떤 약물의 작용기전을 밝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약효의 유무를 밝히는 것조차도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과학은 현상만으로 미래를 예측하거나 일반화를 시키기가 어렵기 때문에 결국에는 작용 기전을 이해해야 하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완전히 밝히기 어렵다 보니, 제약회사들의 입장에선 그 기전이 다 밝혀지기를 기다리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약물의 효과를 입증하는데 연구를 우선적으로 집중하고, 이를 근거로 FDA의 승인을 받고 시판에 들어가는 경우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이미 FDA의 승인을 거친 물질을 목표-재설정(repurpose)하여 사용하는 것이 제약회사들이 가장 선호하는 방법인 것 같습니다. 아래 소개한 글은 메트포민(metformin; 상품명: Fortamet, Glumetza, generic metformin)이라는 당뇨병 치료제를 목표-재설정할 가능성에 대해 소개한 글입니다. 최근에 Cell지에 이 메트포민이 원숭이의 수명을 늘려준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Yang et al, 2024). 작용 기전의 하나로 Nrf2의 활성화를 주목하였는데 이는 항산화활성이 포함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실 이미 예전에도 메트포민의 노화방지 효과는 많은 연구자들이 예상하였고 이에 대한 리뷰논문들도 유력 학술지에 게재되어 있습니다(Foretz et al., 2023; Lv and Guo, 2020). 작용기전에 대해서도 항산화효과 외에도 장내미생물과의 관계 등 다양하게 제시되어 있습니다. 이제 항노화물질의 효능이 입증된 메트포민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참고로 아직 특정 부위가 아닌 전반적인 항노화성분으로 식약청이나 FDA의 승인을 받은 물질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새로운 약품이나 효능을 소개할 때마다 꼭 덧 붙이는 말은, 세상엔 공짜가 없다는 것입니다. 특히 투여량이 높아지거나 특정 질환이 있는 경우 어떤 부작용이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의사의 처방 없이 남용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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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약(wonder drug)이란 무엇인가?

명약은 크게 두가지 경우가 있을 것 같다. 하나는 특정 질병에 대한 놀라운 치료효과를 보이는 경우이다. 말하자면 제1형 당뇨에 인슐린이나 폐렴에 항생제가 명약에 해당할 것이다. 또 다른 경우는 여러 가지 상황에 좋은 효력을 보이는 약일 것이다: 한 예로 아스피린은 진통 효과와 함께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하고 심지어는 암도 막아주기 때문이다.

과연 메트포민(metformin)이 명약의 반열에 오를 수 있을까? 메트포린은 제2형 당뇨약으로 식사와 운동을 함께하면서 10세 이상인 환자들에게 사용하도록 미국 FDA의 승인을 받았다. 근래에 이르러 이 약이 노화를 비롯한 각종 질환에 치료제나 예방제로 주목받기 시작하고 있다. 만약 이게 모두 사실이라면 명약이라는 말 조차 모자랄 지경이다.


메트포민이란?

메트포민의 역사는 100여년 전으로 올라간다. 유럽에서는 약초 Galega officinalis를 소화장애, 비뇨계 질환 등에 사용해 왔다. 1918년 과학자들은 이 Galega 내 유효성분 구아니딘(guanidine)을 분리하여 혈당을 낮추는데 사용할 수 있었다. 구아니딘을 함유한 메트포민, 펜포민(phenformin)은 당뇨치료제로 활용되었다. 그러나 이 후 펜포민의 심각한 부작용과 인슐린의 발견으로 이들의 사용은 급감했다.

수 십년뒤 메트포민은 1950년대에 다시 유럽에서 당뇨치료제로 승인을 받으며 재사용되기 시작했다. 미국에서는 1955년이 되어서야 FDA의 승인을 받아 사용되었는데 그 이후로 식이요법이나 운동만으로 조절이 어려운 당뇨 환자에게 가장 많이 처방되는 약으로 등극한다.


메트포민의 긍정적인 효능은 당뇨를 훨씬 넘어서고 있다.

지난 수십년 동안 우리는 메트포민이 단순히 혈당조절의 효과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심혈관계 질환에도 도움이 되며 이를 통해 심혈관계 질환에 의한 사망률 감소를 유도한다. 그리고 경우 따라 당뇨환자들의 체중감소에 도움을 주었다. 메트포민은 당뇨병 환자가 아닌 사람들에게도 도움을 주었으며 의사들은 이 약을 원래의 용도 외에도 아래와 같은 증세에 처방 해주기 시작한지 오래되었다.

  • 당뇨전 증세: 당뇨로 넘어가기 전단계(포도당내성)에 해당하는 높은 혈당의 사람들에게 처방하면 당뇨의 발병을 늦추고 잘하면 예방할 수도 있다.

  • 임신 당뇨: 임신 중에 생기는 고혈당 증세를 출산 후 정상으로 돌리는데 효과가 있다. 메트포민은 임신 중에도 혈당을 조절하는데 도움을 준다.

  • 다낭성 난소 증후군(polycystic Ovary Syndrome, PCOS): 대개 젊은 여성에서 볼 수 있는 난소에 낭포가 형성되는 질환이다. 월경주기가 불규칙하고 임신에도 문제가 된다. 이들에 대한 임상 실험결과는 복잡하지만 많은 의사들이 메트포민을 처방하여 월경주기, 생식능력, 혈당까지 개선하는데 사용하고 있다.

  • 향정신성약물에 의한 체중증가: 향정신성 약품중 조현병과 같은 정신질환에 사용되는 약품들은 강력한 효과와 함께 일반적으로 체중이 증가하는 부작용이 있다. 메트포린은 이런 부작용을 줄여준다.

  • 제2형 당뇨환자에서 암발생율을 줄인다: 여기에는 유방암, 대장암, 전립선암 등이 포함된다.

  • 치매와 뇌졸중의 확률을 줄인다: 일부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당뇨환자들 중에 이 약을 먹는 사람들은 인지능력 감퇴가 덜 일어나고 치매의 확률이 줄어든다고 한다.

  • 노화를 늦추고 노화관련 질환을 막으며 수명을 늘린다: 예비 연구들을 통해 메트포민은 실제로 노호를 늦추고 수명을 늘린다고 한다. 이는 아마도 인슐린에 대한 반응성을 높이고 항산화효과, 그리고 혈관건강을 개선하여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연구의 결과들은 주로 당뇨병 환자이거나 당뇨 전단계인 사람들에게서 실험된 결과이기에 정상인들에서도 이런 효과가 있을지는 분명치 않다.


부작용은 없을까?

안전면에서 메트포민은 상당히 괜찮다. 부작용으로는 메시꺼움, 소화불량, 또는 설사 등이 있으나 비교적 경증이다. 드물긴 하지만, 심각한 경우에는 lactic acidosis라는 젖산이 혈액에 누적되었을 때 나타나는 알레르기 반응이 포함된다. 신장 질환이 있는 경우 이럴 확률이 높기때문에 이런 사람들에겐 처방을 하지 않는다.

기본적인 사실들

현재 당뇨관련 치료 가이드라인에 메트포민은 2형 당뇨 환자에게 가장 처음 사용되는 약 중 하나다. 비교적 가격이 싸고 부작용도 잘 이해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당신이 당뇨이고 메트포민을 복용해야 한다면 단순히 혈당을 떨어뜨리는 것 외에도 여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당뇨가 없다면?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역할이나 노화를 늦추고 수명을 연장 할 것이라는 건 덜 확실하다.

연구결과들은 믿을 만 하지만 당뇨가 없는 일반인들에게 확대 사용하기 위해선 더 확실한 증거들이 필요할 것 같다. 하지만 오래된 약들의 새로운 목표설정(repurpose)을 원하는 의사들에겐 메트포민이 좋은 시작 점이 될 것 같다.


<이글은 아래의 기사를 번역한 것입니다.>

Robert H. Shmerling, MD. 2024, Is metformin wonder drug? Harvard Health Publishing

<참고문헌>

Foretz M, Guigas B, Viollet B (2023) Metformin: update on mechanisms of action and repurposing potential. Nature Reviews Endocrinol. 19: 460-476 (https://doi.org/10.1038/s41574-023-00833-4)

Lv Z and Guo Y (2020) Metformin and Its Benefits for Various Diseases. Front. Endocrinol. 11:191. doi: 10.3389/fendo.2020.00191

Yang Y, et al., (2024) Metformin decelerates aging clock in male monkeys. Cell online September 12,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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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ysiology

특정 염증 강화 단백질을 차단한 생쥐는 오래 건강하게 산다

생물은 얼마나 오랫동안 살고 싶어하는 걸까? 원래 생명을 유지하고자 하는 욕망은 아무 경험도 없이 태어난 새끼 들에게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알에서 깨어난 새끼 거북들이 갈매기들의 공격을 받으면서도 허우적거리며 바다로 기어가는 모습을 보면 어떻게든 살려는 본능이 느껴집니다. 이런 본능이 없다면 생명은 아주 오래전에 지구상에서 멸망했을 지도 모르지요. 사람도 생물인지라 살려는 본능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세월이 지나고 자신의 소임을 다했을 때 몸의 기능도 떨어지고 대사과정도 쇠진되면서 자연스럽게 자연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거칩니다. 이건 아무리 인간이 발버둥쳐도 벗어날 수 없는 생물의 운명이죠. 그런데 생명과학이 발달하면서 소위 건강수명(healthspan)을 늘리려는 노력이 한층 가열되고 있습니다. 수명(lifespan)과 건강수명(healthspan)은 모두 수명을 말하지만 그냥 수명은 살아있는 기간을 얘기하고 건강수명은 건강하게 살아있는 기간을 얘기합니다. 이번에 소개한 논문은 그 동안 동물의 수명과 관련하여 알려진 사실 들과도 잘 맞는 부분이 있습니다. 즉, 세포, 개체 수준의 노화와 관계된 것으로 알려진 mTORC1-AMPK-ERK 신호를 자극하는 인터루킨-11 (IL-11)이 노화를 유도하며 이를 제거하거나 항체를 이용해 무력화시키면 건강수명이 늘어나고 진짜 수명도 25%까지 늘어난다는 보고 입니다. IL-11은 비교적 최근에 연구되기 시작한 면역관련 사이토카인으로, 단순히 면역에만 관련되어 있지는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Cook and Schafer, 2020). 현재 IL-11에 대한 항체가 암과 섬유증(fibrosis)의 치료제로 임상실험을 거치고 있다니 조만간 수명연장과 관련된 임상 시험도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아무리 살만큼 살았다고 생각해도 죽기는 싫은게 생물인가 봅니다. 하물며 권력과 돈을 쥐고 있는 사람들에겐 건강수명을 늘리는 것만큼 바라는 일이 있을까요? 인류의 관심이 쏠린 주제인 만큼 정말 효과가 있는지, 중요한 부작용은 없는지 면밀하게 조사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정말 이런 식으로 수명연장이 가능하다면 사회적으로도 문제가 없는지 살펴봐야 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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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도 있는 IL-11과 관련된 연구는 인간의 불로장생에 관해 희망을 준다.

염증 반응을 자극하는 단백질이 건강과 장수의 길로 가는 단서를 쥐고 있는 듯 하다. 중년에 해당하는 생쥐에서 이 단백질, interleukine-11 (IL-11)을 막으면 신진대사를 활성화시키고 쇠약해지는 걸 방지하며 수명을 25% 늘리는 효과를 보였다.

비록 이 실험은 생쥐에서 이루어지긴 했지만 IL-11과 그 유사체들(인터루킨들)은 인간에도 존재하는 것이다. 또한 이 IL-11에 대한 차단제는 암과 섬유증에 대한 치료약으로 임상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섬유증은 노화와도 관계가 있고 상처난 조직을 건강한 조직으로 대체하는 과정이다.

이 새로운 결과는 지난 7월 17일 Nature지에 게재되었으며 이런 치료는 수명연장과도 관계가 있음을 제시하였고 이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별개의 임상실험이 진행되어 할 것이다.

아직 IL-11의 경우가 다른 동물실험에서는 믿을 만한 결과를 보였지만 사람에게 적용하는 과정에서 머물러 있는 수 많은 불로장생 관련 단백질이나 요법들과 명확히 다를 지는 모른다. “이번에 진짜 임상으로 갈 가능성이 보입니다.” Warwick, UK의 노화생물학자인 Cathy Slack의 말이다. “이 단계에서 이 분야가 막혀 있기도 하지요.”

우연한 발견

연구자들은 오래전부터 만성 염증이 질병관련 노화에 기여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몸이 늙을수록 변성된 단백질들이 축적되기 마련이고, 면역계는 이를 감염의 징조로 인식한다고 Singapore Medical School의 Duke-National University에서 IL-11을 연구하는 Stuart Cook은 주장한다. 이것이 염증반응을 유발하고 더 큰 손상과 암, 자가면역 질환과 같은 병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IL-11의 면역을 증강하는 효과는 오래 전부터 확실하게 알려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 단백질의 노화와의 관계가 우연히 같은 Duke-National Unversity의 분자생물학자인 Anissa Widjaja가 IL-11을 측정하는 법을 검사하던 중에 발견되었다. 그녀의 시료 중에 나이가 많은 생쥐가 포함되어 있었고 이 늙은 생쥐의 IL-11 수치는 젊은 쥐에 비해 월등히 높았던 것이다.

이 결과는 그 동안 장수에 관심이 없던 연구팀이 새로운 연구방향을 잡는데 기여한다. 이 연구진들은 다양한 시료에서 늙은 생쥐가 젊은 생쥐에 비해 골격근, 지방, 간 조직에서, IL-11 수치가 높게 나타난 것을 알아냈다. 또한 이 IL-11을 암호화하고 있는 유전자를 제거할 경우 건강 수명-건강이 유지되는 기간-이 좋아졌고 일반 수준의 IL-11을 가진 생쥐에 비해 약 25% 정도 수명이 연장되었다.


후속 연구

이 연구팀은 태어난지 약 75주(사람으로 치면 약 55세 정도)지난 생쥐에게 IL-11에 대한 항체를 25주간 투입하여 비슷한 결과를 얻었다. 이와 유사한 항체가 사람의 암과 섬유화증의 치료제로 연구되고 있다.

효과는 생쥐에게 rapamycin (항노화제로 검증이 진행되고 있는 주요 약품 중 하나)과 비슷한 정도의 효과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rapamycin의 경우 의도치 않은 부작용이 알려지고 있다고 싱가폴에 Enleofen이라는 섬유증에 대한 신약개발 회사를 설립한 Cook은 설명한다. “Rapamycin은 수명연장에는 좋지만 건강수명에는 아닙니다.”라고 주장한다.

이 결과는 놀라운 것이고 후속 연구가 절실하다고 Buck Institute for Research on Aging in Novato, California에서 면역계의 역할을 연구하고 있는 Dan Wiver는 말한다. “다음 단계로 중요한 것은 이 IL-11관련 약품을 다양한 유전적 배경을 가진 생쥐들에서도 나타나는지 보는 것이고, 다수의 연구실에서 이 결과가 재현되는지 확인하는 것이죠.” 라고 말을 이었다.

그 이후에는 이 항-IL-11 제재를 사람들의 노화에 적용해 보는 것이 될 것이다. 수명연장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는 임상실험은 오랜 기간과 엄청난 비용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를 해석하는 것 또한 엉뚱한 요인들에 의해 어려워 질 수 있을 것이다.

그 대신 근육 감소나 다른 노화와 관계된 특정 변화에 집중하여 연구하는 것이 시간을 단축하고 소정의 효과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Cook은 주장한다.

“노화는 아주 힘든 분야입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다양한 치료법이 있고 우리가 이해 해야할 생물학적 사실들이 아직 많습니다.”라고 더했다.


<이글은 아래의 기사를 번역한 것입니다.>

Heidi Ledford, 2024, Mice live longer when inflammation-boosting protein is blocked. Nature News 17 Jul. 2024. (doi: https://doi.org/10.1038/d41586-024-02298-5)

<본문의 참고 논문>

1. Widjaja, A. A. et al. Nature https://doi.org/10.1038/s41586-024-07701-9 (2024).

2. Cook, S.A. & Schafer, S Annu. Rev. Med. 71, 263–276 (2020).

aging health

cell biology

뼈가 약해지는 신호: Notch 신호

뼈는 딱딱하고 연구하기도 어려운 조직입니다. 사람들은 뼈를 보면 화석이나 뼈 해장국에서 골라내는 것 정도로 생각하는데, 뼈도 엄연히 살아 있는 조직이고 그 안에는 살아있는 세포들이 가득합니다. 골조직이 얼마나 민감한 조직인지는 몸 어딘가에 골절을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잘 알 것입니다. 피부나 근육에 생긴 상처에 비해 골절은 비교가 안되는 통증을 주기 때문이죠. 나이가 들면서 뼈가 약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 같으면서도 왜 그런지는 선뜻 답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실제로 노년기에 약해진 뼈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비타민 D와 칼슘을 많이 먹고 운동을 열심히 하는 것 외에는 별로 추천할 만한 일이 없을 정도입니다. 사실 기존의 연구들은 뼈 조직이 새로 만들어지거나 리모델링되는 과정에 대해 집중되었고, 노화가 일어나면서 생기는 현상에 대해서는 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따라서 아래 소개한 논문이 큰 의의를 갖는 거죠. 사실 사회가 지출하는 의료비의 많은 부분이 골다공증과 그밖에 노화에 따른 골조직 질환에 지출됩니다. 하지만 치료는 커녕 진행을 막기위해 아직도 에스트로겐이 처방될 정도입니다. 효과적인 특효약이 없다는 얘기죠. 아마도 이 논문에서 발견된 Notch신호가 인간에게서도 비슷한 역할을 한다고 밝혀진다면, 정말 효과있는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여러 골조직 질환에 대해 치료제가 개발될 것같은 기대감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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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된 세포내 신호를 막으면 중년 생쥐의 뼈 감소를 막을 수 있다.

사람의 뼈는 지지 역할을 하고 체내 여러 기관들을 보호하며 움직임을 가능하게 해준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뼈는 약해지고 잘 부서지며 치료도 잘 되지 않게 된다. 이런 나이에 따른 변화는 잘 알려져 있지만 정작 이런 일이 발생하는 분자적 기전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에 연구자들은 생쥐에서 Notch 신호가 나이에 따른 뼈의 퇴화에 중요하다는 사실을 Bone Research 지에 보고하였다. 이들은 나이에 따른 뼈의 약화를 완화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신호전달의 매개분자를 밝히기도 했다.

“뼈가 늙는 것에 대한 생물학적 이해는 상대적으로 부족합니다.” Stanford University 의 발생생물학자이자 이 연구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던 Charles Chan은 말을 이었다. “이 연구는 부러진 뼈를 재생하는 세포들, 즉 뼈 줄기세포들이 나이에 따라 어떻게 영향을 받는지 살펴보았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New York University 의 정형외과 의사이자 경골생물학자인 Phillipp Leucht과 동료들은 이를 연구하기 위해 뼈 줄기세포(skeletal stem cell)와 선구세포(progenitor cells)(SSPC)에 집중했다. 이 세포들은 골수조직에 위치하며 경골발생, 유지, 그리고 회복에 중요하다. SSPC는 조골세포(osteoblast)또는 지방세포(adipocyte)로 분화할 수 있다. 이 세포들은 뼈 조직이 나이가 들수록 지방세포가 되기 쉬워지고 이는 뼈가 잘 부러지는 결과를 낳는다.

SSPC의 운명이 어떻게 결정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젊은 생쥐와 중년의 생쥐에게서 뒷다리 뼈를 얻어 single-cell RNA sequencing을 실시하여 뼈조직에 대한 유전자발현 양상을 비교했다. 예전의 결과들과 마찬가지로 뼈의 나이가 들수록 지방세포와 관련된 유전자들의 발현이 늘어나고 조골세포 유전자들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경골조직의 노화관련 퇴화와 Notch 신호 유전자들의 발현 증가와의 관계를 보여주었다. 이는 SSPC 세포들이 나이가 듦에 따라 이 신호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했음을 의미한다.

그 결과에 근거하여 연구팀은 이 Notch신호가 SSPC를 지방세포로 분화하도록 하는지 알아보았다. 이를 위해 nicastrin 유전자가 없는 생쥐를 만들었다. Nicastrin은 Notch 수용체를 잘라 Notch 신호를 활성화시키다. 따라서 이 유전자가 없으면 생쥐의 Notch신호가 차단된다. “이 생쥐는 나이가 들수록 뼈의 밀도가 높아지는 놀라운 형질을 보여주었다. - 즉,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현상의 반대현상을 본 것이다.” Leucht의 설명이다.

이 Notch-결핍 생쥐의 전사 양상(transcriptional profile)을 보면, SSPC의 조골세포로의 분화를 유도하는 뼈 형성 유전자의 발현이 증가한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Micro-CT를 이용해 중년에 해당하는 이 돌연변이 생쥐의 넙다리뼈(대퇴골, femur)를 찍어보면 정상 생쥐에 비해 나이에 따른 뼈의 손실이 줄어든 것을 알 수 있었다. Chan에 따르면 이 연구는 이전까지 Notch 신호가 뼈줄기세포의 노화와 연관되어 연구된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아주 중요하다고 한다.

비록 이 연구가 Notch신호를 제어하여 노화관련 뼈-손실을 막을 수 있음을 보여주었지만, Notch 신호를 건드리는 것은 간단하지 않다. 왜냐하면 Notch 신호는 다른 세포들의 여러 작용들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보다 선택적이고 안전한 치료 표적을 발견하고자, 연구자들은 SSPC의 Notch 신호를 전달하는 분자들을 scRNA sequencing 데이터에서 찾기 시작했다. 이들이 발견한 것은 early B-cell factor-3(Ebf3)이다. Ebf3는 거의 SSPC에서만 발현되는 전사인자이기 때문에 가능성이 높았다. Notch신호가 없는 생쥐에서 Ebf3는 약하게 발현되었고, 중년이후 나이가 들수록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더해 정상 생쥐의 SSPC에Notch 리간드를 처리하면 Ebf3가 증가하였고 Notch의 억제제를 사용하면 Ebf3의 증가가 억제되었다. 즉, 이 분자가 Notch신호를 전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제 노화관련 뼈 질환에 대한 치료에 새로운 장이 열렸습니다.” Leucht의 말이다. “골조직내 줄기세포나 선구세포에 영향을 주는 약은 아직 없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를 치료임상으로 전환하는 것이 Leucht와 연구팀이 앞으로 해야할 중요한 목표이다. Chan은 이러한 변화가 인간 줄기세포의 노화에서도 일어난다면 아마도 중요한 발전이 될 것이라 맏는다.

Leucht은 뼈에 열정을 가진 사람으로서 이번 연구가 다른 연구자들에게도 뼈조직을 연구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한다. “기초과학에서 연구되는 모든 조직 중에 뼈 조직은 관심을 덜 받는 것 같아요. 하지만 뼈는 놀라운 조직입니다.” 그는 말을 이었다. “골격은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조직이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뼈가 없으면 우린 바닥에 넙적하게 붙어 살아야 할 테니까요.”


<이 글은 아래의 기사를 번역한 것입니다.>

Mariella Bodemeier Loayza Careaga, PhD, 2024, Molecular switch for bone loss. The Scientist Jan 23, 2024.

<원 기사의 REFERENCES>

1. Remark LH, et al. Loss of Notch signaling in skeletal stem cells enhances bone formation with aging. Bone Res. 2023;11(1):50.

2. Matsushita Y, et al. Skeletal stem cells for bone development and repair: Diversity matters. Curr Osteoporos Rep. 2020;18(3):189-198.

3. Nishida S, et al. Number of osteoprogenitor cells in human bone marrow markedly decreases after skeletal maturation. J Bone Miner Metab. 1999;17(3):171-177.

4. Josephson AM, et al. Age-related inflammation triggers skeletal stem/progenitor cell

dysfunction. Proc Natl Acad Sci U S A. 2019;116(14):6995-7004.

aging neuroscience

physiology

뇌가 노화에 브레이크를 거는 법

사람에 따라 노화되는 시기와 양상이 다르다는 것은 주위를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차이의 원인을 생각해보면 유전인지 환경인지, 스트레스인지 성격인지, 아니면 먹는 음식 때문인지 쉽게 알 수가 없죠. 그래서 젊게 살고 싶다면, 일단 유전자는 바꿀 수 없으니까, 스트레스를 피하고 건강에 좋다는 음식들을 찾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여기 소개한 논문은 노화와 관련하여 새로운 면을 보여주는데요. 아직 동물실험 단계이지만 재미있는 가설이고 실험적 증거들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이 논문에 따르면 신체 각 기관의 노화를 뇌가 조절하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하루 주기와 섭식을 조절하는 신경들이 혈액에 각 기관들의 대사과정을 조절하고 젊음을 유지하게 해주는 물질을 분비하여 신진대사를 전체적으로 조절하고 노화를 늦춘다고 합니다. 노화는 다양한 가설과 실험들이 시행되고 있는 분야입니다. 사람들의 관심도 높고 특히 경제적으로 부유한 사람들의 관심은 젊음 유지와 윤택한 생활이기에 상대적으로 노화관련 시장은 엄청나게 커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유명한 대학의 노화 연구자들은 개인회사를 설립하여 자신의 연구 성과를 곧바로 시제품화하여 시장에 내놓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상업적인 성공 사례들은 많지만 아직은 효과면에서는 그다지 성공적이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이것저것 노화방지 효과가 있다는 물질을 섞어서 파는 수준의 것들이 대부분이고 이들의 효과는 나이, 성별, 체질 등에 따라 다를 수 밖에 없는데 무분별하게 소비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보약 먹듯이 노화를 방지 한다니 먹어 둬서 손해 볼 것 없다는 생각인 것 같습니다. 여기에 더해 이제는 뇌의 건강이 노화방지에 효과가 있다는 가설이 첨가된 셈입니다. 우리 생활에 어떻게 적용될지 모르지만 이것 하나는 잊지 말아야 할 것 같습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것 말입니다. (그림 출처: Tokizane K, et al.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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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과정에 연계된 신경세포들이 생쥐의 노화를 늦춘다.

뇌는 신체의 조절 센터다. 수 십 억개의 신경은 멀리 떨어진 기관에 지시사항을 전달하기 위해 사방으로 뻗어있다. 이 지시 사항은 근육 수축을 유도하기도 하고, 장이 음식물을 소화할 준비를 시키기도 하며 그 밖에도 수 많은 중요한 일들을 조절한다. 그런데 뇌는 보편적인 현상, 즉 노화에 대해서도 뜻밖의 기능을 갖고 있을지 모르겠다.

지난 Cell Metabolism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연구자들은 뇌 속에서 노화를 제어할 뿐 아니라 다른 대사 과정도 늦추는 신경세포들을 찾아냈다. 이 신경세포들의 주요 유전자들을 바꾸면 분자 수준에서 시작하여 연쇄적인 변화가 일어나 결과적으로는 생쥐의 수명이 연장되는 결과를 보였다. Washington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의 발생 생물학자이자 이 논문의 공동 저자인 Shin-Ichiro Imai는 이 발견이 인간의 노화를 이해하고 막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한다.

노화는 여러 신체 기관에서 일어나는 복잡한 과정이다. Imai는 10여년 전에, dosomedial hypothalamus(DMH) 부위에 있는 하루 주기와 섭식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sirtuin-expressing neurons들이 노화에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낸 후 노화에서 뇌의 역할에 대해 흥미를 갖기 시작했다. “분명 뇌는 포유류에서 노화와 수명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Imai의 말이다.

최근의 연구에서 Imai의 연구팀은 관련 신경세포들을 protein phosphatase 1 regulatory subunit 17(Ppp1r17)을 발현하는 신경세포로 범위를 좁힐 수 있었다. 이 유전자의 기능을 알 수 없었지만, DMH neuron에서 이 유전자의 발현을 바꾸면 생쥐의 살이 찌고 덜 활동적으로 되며 지방의 분해를 잘 못하게 된다. 좀더 자세히 관찰한 결과 지방조직으로 뻗은 신경들이 줄어들었고 덜 활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체중과 섭식에 영향을 주는 신경이 노화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연구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섭식행동에서 Ppp1r17 neuron의 역할을 연구하는 Bezmialem Vakif University의 분자생물학자인 Caner Çaglar의 말이다.

Ppp1r17은 생쥐의 신진대사를 억제하는 한편 연구자들은 이 분자 자체가 아주 이상하게 행동하는 것을 포착하였다. 생쥐의 나이가 듦에 따라 Ppp1r17은 각 세포의 핵에서 세포질로 이동하는 것이다. 연구자들의 이렇게 Ppp1r17이 세포질로 이동하면 신경에서 나오는 중요한 수명연장 신호의 분비가 멈추게 된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세포내 이동은 protein kinase G(PKG)에 의해 조절된다. 연구자들이 이 PKG의 발현을 줄이면 생쥐의 신체 전반에서 그 영향을 볼 수 있다. 이 경우 30 개월이 지난 생쥐(사람으로 치면 70세 이상에 해당한다)도 털색이 하얘지지 않았고 활동량도 높게 유지되었으며, 꼬리에 나타나는 나이와 관련된 꺾임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 생쥐들은 정상 Ppp1r17을 갖는 생쥐들에 비해 늙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생존률이 높았다.

이 신경의 Ppp1r17 조절에 따른 다양한 측면에서의 신체 변화는, 이 신경이 가진 신체 기관들에 대한 광범위한 영향을 반영한다고 Imai는 말한다. Çaglar는 Ppp1r17 신경들이 뇌의 다른 부위에도 신호를 보낸다고 한다. “저 같으면 각 연결이 노화에 미치는 특수한 영향에 좀더 초점을 맞추었을 것 같군요.” Çaglar의 말이다.

Imai의 연구진은 지난 1, 2년간 (Ppp1r17의 양이나 위치와는 별개로) 수명 연장 효과를 갖는 이 신경들의 chemogenetic activation 능력을 보여주었고, 이는 포유류 노화를 조절하는 신경에 관한 첫 사례임을 확신하게 해주었다.

과학자들은 이전에 선충이나 초파리에서 이와 유사한 양상을 보여준 적이 있다. 즉, 대사 기관과 연결된 신경을 제어하여 수명을 연장하는 것이다. 이제 Imai는 사람의 노화도 신체 기관 들간에 상호 연결과 결부되어 있다고 확신한다. “생쥐와 인간은 당연히 다르죠, 하지만 사람에서도 비슷한 종류의 조절 과정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Imai는 특히 Ppp1r17 신경세포의 활성과 관련된 미지의 분비물에 관심을 갖고 있다: 에너지 대사와 관련된 효소 extracellular nicotinamide phosphoribosyltransferase (eNAMPT)를 포함하는 작은 캡슐의 혈액내 양이 증가한다.  이 소포(vesicle)는 온 몸에 전달되어 각 기관의 활성을 조절한다. 흔히 기능을 향상 시키고 노화를 늦춘다. “이건 기관들 간에 정말 놀라운 상호 연락 시스템입니다.” Imai의 말이다.

그와 그의 연구진은 이 eNAMPT를 각 기관의 기능을 회복시켜 작용하는 항노화제로 투여하는 것을 시험하고 있다. 아직은 생쥐 실험이 진행되는 단계로 사람에 대한 임상과는 거리가 많이 떨어진 단계이다. 하지만 Imai는 언젠가는 신체 전반에서 오는 노화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 낙관론자이다.

<이글은 아래의 기사를 번역한 것입니다.>

Aparna Nathan, Ph.D. 2024, How the brain hits the breakes on aging. The Scientist Mar. 18, 2024

<원 기사 REFERENCES>

1. Tokizane K, et al. DMHPpp1r17 neurons regulate aging and lifespan in mice through hypothalamic-adipose inter-tissue communication. Cell Metab. 2024;36(2):377-392.

2. Satoh A, et al. Sirt1 extends life span and delays aging in mice through the regulation of Nk2 homeobox 1 in the DMH and LH. Cell Metab. 2013;18(3):416-430.

3. Caglar C, Friedman J. Restriction of food intake by PPP1R17-expressing neurons in the DMH. Proc Natl Acad Sci USA. 2021;118(13):e2100194118.

4. Jackson SJ, et al. Does age matter? The impact of rodent age on study outcomes. Lab Anim. 2017; 51(2):160-169.

5. Bishop NA, Guarente L. Two neurons mediate diet-restriction-induced longevity in C.elegans. Nature. 2007;447(7144):545-549.

6. Hwangbo DS, et al. Drosophila dFOXO controls lifespan and regulates insulin signalling in brain and fat body. Nature. 2004;429(6991):562-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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